예전에 을지로에서 연말 모임을 하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햄버거집.
힙지로와 수제버거라니 이건 무시할 수 없는 조합이어서 사진으로 위치만 남겨놓았다.
그리고 쉬는 날 드디어 방문할 수 있었다.
니즈 버거, 사람들의 니즈를 잘 아는 버거?
을지로가 본점이 아니라 다른 곳에도 이미 매장이 있었다. 아마 하나씩 브랜드를 늘려나가는 것 같다.
백병원 뒤쪽으로 한 5분 걸어나가면 볼 수 있는 가게.
오래된 건물에 오래된 가게들이 많았는데 그곳에서 유난히 튀는 가게였다.
약간 이태원에나 어울릴만한 가게 인테리어. 뭐 이태원이나 을지로나 오래된 가게인 건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그 가게만의 감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한 번 더 눈길이 가지 않았을까 싶다.
주말이라 그런지 손님은 커플 한 팀밖에 없었다.
카운터로 달려가서 원하는 메뉴를 외치면 된다.
가장 시그니처 버거인 ‘니즈 버거’부터 피넛버터, 화이트 머시룸, 클래식 치즈, 텐더 버거 이렇게 5가지 종류의 버거가 있었다. 제일 먹어보고 싶은 건 피넛버터 버거였지만, 가게 이름을 내걸고 만든 버거인 ‘니즈 버거’를 먼저 먹어보기로 했다.
세트메뉴는 다른 매장들과 같이 1/2 감자튀김이나 어니언링 그리고 콘 샐러드로 세트가 구성이 되었다. 이번에도 가장 기본은 감자튀김 세트로 주문했다.
버펄로 윙 메뉴도 있었는데 아마 여러 명이 왔으면 버펄로 윙도 시켰을 것 같다. 수제버거 매장에 은근 저런 윙 메뉴가 사이드로 있는데 은근 저런 게 별미다. 우리나라는 치킨이 대세라 저런 버펄로 윙을 찾기가 어렵다. 가격도 저렴하지 않아서 좀 꺼려지는 게 있는데 버펄로 윙이 조금 더 보편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창가 자리에 앉았다. 바깥 뷰를 보면서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을 했다. 사실 뷰가 좋은 건 아니다. 전방에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인도라서 걸어가는 사람들과 아이콘택트 하기 좋은 자리였다. 애써 무시하면서 햄버거에 집중하도록 하자. 매장은 아주 작은 편이다. 지역적인 특성도 있지만 서빙 보는 분 1명, 버거 만드시는 분 1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작은 가게에는 이 정도 크기면 되지 않을까 싶다.
주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버거가 나왔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버거를 잘라주셨다. 맨날 버거 단면 사진 찍고 싶어서 일회용 나이프로 열심히 잘랐는데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 정말 좋았다. 어쩐지 리뷰 사진에서도 다들 단면을 예쁘게 자르셨다고 생각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ㅋㅋ
이 가게의 이름이자 근본으로 생각되는 니즈 버거. 다른 버거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번, 소고기 패티, 치즈, 토마토, 양파, 양상추. 우리가 생각하는 수제버거의 기본 재료들이 모두 들어가 있다. 아주 기본적인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따로 번을 굽거나 튀기지도 않은 것 같다.
가장 특이하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베이컨’. 베이컨이 왜 특별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보통 저런 버거에는 베이컨은 추가 메뉴로 되어있지 기본으로 들어가 있지 않는다. 게다가 추가 메뉴라고 생각하면 바싹 구운 베이컨을 넣어주는데 여기는 진짜 제대로 잘 구워서 주신다. 베이컨을 정말 부드럽게 익혀주셔서 햄버거를 먹을 때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그게 진짜 특별하다고 느낀 점이다.
패티도 아주 잘 익혀져 있어서 고기의 씹는 맛이 좋았다. 그리고 토마토, 상추 특히 적양파 덕분이 아삭아삭한 식감이 나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약간 샌드위치를 먹는 느낌도 났는데 사실 두 개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은 한다. 중간중간 적양파나 토마토가 튀어나오는 경우는 있었는데 그 정도는 뭐 감내할만하지. 커팅해 주신 덕분에 아주 깔끔하고 맛있게 먹었다.
감자튀김은 사실 저런 두꺼운 감자튀김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따뜻하게 적당히 튀겨주신 덕분에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만족스러운 두께와 크기의 감자튀김이다.
버거를 클리어하고 배가 어느 정도 찼는데 호기심이 이겼다. 그래서 결국 시킨 피넛버터 버거를 시켰다. 수제버거에 피넛버터라니…이걸 어떻게 참아. 물론 참고 다음에 또 와도 되겠지만 그럴 수 없지. 고민을 했지만 시켜버렸다.
피넛버터 버거는 토마토, 양상추와 같은 야채는 빠지고 오직 적양파만 들어갔다. 패티를 좀 더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적합한 버거다. 대신 적양파가 있기 때문에 야채의 부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역시나 여기서도 베이컨이 얇게 들어가 있었다. 유레카! 이곳은 베이컨을 쓸 줄 아시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필살기라고 생각했던 패티 + 베이컨 조합을 실현한 곳이 있을 줄이야. 아주 만족스럽다 ^^.
진짜 놀라운 사실은 이 버거에 빵 안에 있었다. 바로 딸기잼이 발라져있다는 것이다. 와 진짜 이거 보고 진짜 충격 먹었다. 피넛버터와 딸기잼이라니 진정한 맛잘알 아닐까? ㅋㅋㅋ 진짜 너무 반갑고 제대로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대로 취향 저격의 버거.
피넛버터 + 딸기잼 은 진짜 강력하다. 피넛버터만의 그 특유의 고소함과 달달함에다가 딸기잼의 상큼함을 더해서 진짜 그 풍미가 배가 된다. 거기에 패티와 베이컨을 섞어버리다니 진짜 이건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아 물론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극호!! 이보다 더 맛있는 조합은 찾을 수 없다. 진짜 만족스러운 버거다. 먹으면서도 엄청 흐뭇하게 먹은 기억이 있다.
을지로 한구석에서 우연히 발견한 햄버거집인데 작은 가게이지만 아주 큰 만족을 했다. 지난번에 맥도날드의 행운 버거와 버거킹의 블랙 어니언 버거로 상처받은 내 마음을 치유해 준 버거…. 아주 잘 먹었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오고 싶은 버거집이네요.
잘 먹었습니다.
조금 더 생동감있게 보시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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