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이탈리안 음식과 와인을 맛볼 수 있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 을지로 와이너리 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을지로보다 힙지로라는 말이 더 친숙하다.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사람들은 뭔가 더 옛날 느낌이 나는 동네를 찾았고 성수동에서 을지로로 넘어왔다. 을지로는 공구나 조명을 사러 오는 그런 오래된 가게들이 있는 거리였고 네모반듯하게 잘 설계된 다른 지역과 달리 개발되기 전 날것의 모습이었다. 최고급 호텔도 좋지만 이런 옛날의 모습에 향수를 느끼고 친숙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게 오히려 ‘힙’하다고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젊은 창업자들이 오래된 을지로 건물을 개조해서 그들의 감성을 얹어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 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핫플레이스라고 듣고 찾아가려고 해도 골목골목 숨어있기 때문에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곳에서 재미를 느낀다니 정말 알 수 없는 세상이다.

오늘 말하고 싶은 식당도 을지로에 위치했다. 사실 을지로보다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을지로와 충무로 사이? 그래도 을지로가 훨씬 가깝다. 명보 극장 건너편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요즘 명보 극장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싶다. 좁은 길거리를 걷다 보면 발견할 수 있는 어떤 남자의 그림. 바로 이곳의 사장님이자 셰프님의 그림이다. 그리고 쓰여있는 가게 이름, ‘을지로 와이너리’이다.

가게에 테이블은 많지 않다. 4개의 테이블 정도? 가게가 넓지도 않지만 사장님이 혼자 요리를 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테이블을 받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테이블 하나하나에 더 신경을 써주셔서 좋다. 특별 대우를 받는 기분이다.

와이너리에 왔으니 제일 먼저 와인으로 시작해 본다. 식전주로 마신 화이트 와인 비안도타나 (ROVERO BIANDONATA VINO BIANCO FRIZZANTE). 진한 청포도 맛이 났었다. 다른 화이트 와인과 비슷한 맛. 아 참고로 여기 있는 와인들은 사장님이 직접 이탈리아에 가서 직접 마셔보시고 선별해서 가져온 와인이다. 사장님이 맛을 보증한 와인이라고 볼 수 있다.

식전주를 마무리할 때쯤 음식이 나왔다. 가장 먼저 나온 음식은 손 반죽 버섯 크림 피자. 직접 반죽을 하셔서 손 반죽 피자인 것 같다. 버섯들이 골고루 뿌려져있는 이 피자를 처음 먹는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느껴졌다. 정말 바삭바삭하고 쫄깃쫄깃한 식감이었다. 항상 맛 표현할 때 쫄깃쫄깃하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쫄깃쫄깃한 음식을 먹으면 늘 덜 익은 맛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에 먹은 피자는 좀 달랐다. 항상 쫄깃쫄깃하다는 게 잘 뿌려져 있는 버섯은 나름의 풍미가 정말 잘 느껴졌다. 다음에 온다면 또 먹고 싶은 맛.

다음은 컬리플라워. 컬리플라워는 브로콜리랑 비슷한 맛인데 색깔이 다르다. 컬리플라워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특유의 식감 때문에. 물론 그 식감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것 때문에 좋아한다. 이 음식이 집에서는 정말 먹기 힘든 음식이라 약간 이런 곳에서 발견하면 나도 모르게 시키게 된다. 맛은 언제나 만족.

다음은 해산물 리조또. 다른 리조또들과 맛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금 특색이 없는 맛이라서 금방 먹다가 말았다 ㅋㅋㅋ 의외로 입맛이 까다롭다고. 리조도 맛있는 곳은 또 맛있는데 여기서는 그냥 그랬다.

다음은 라구 파스타. 이 레스토랑에서 또 한 번 반한 파스타다. 정말 딱 한입 먹는 순간 와 놀랬다. 사실 토마토 파스타보단 크림 파스타를 좋아한다. 라구 파스타는 보통의 레스토랑에서는 별다른 맛을 느끼지 못해서 시키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레스토랑은 정말 정말 맛있었다. 먹고 나서 감탄할 정도. 진한 라구 소스와 면의 익힘까지 진짜 완벽했다. 이렇게 맛있는 파스타가 있을까 싶을 정도. 인생에서 먹은 라구 파스타 중에서 단언컨대 1등이다. 꼭 드셔보시길.

음식을 신나게 먹는 중에 나온 다음 와인. 화이트 와인으로 입맛을 돋우었으니 레드 와인으로 넘어가기 전에 로제 와인을 먹어준다. 로제 와인은 화이트의 달달함과 레드 와인의 산미를 적절히 섞은 맛이었다. 그 교차점에 있는 맛이라 잘 먹을 수 있었다.

다음 음식은 프로슈또 모차렐라. 베이컨같이 생긴 프로슈또 안에 모차렐라 치즈가 숨어있었다. 차가운 모차렐라 치즈는 와인이랑 먹기 아주 좋아 보였다. 프로슈또는 살짝 짭짤했는데 오히려 모차렐라랑 잘 어울렸다. 늘 오히려 좋아.

다음은 닭고기 야채 오븐 구이. 뜨거운 팬에 튀겨지듯이 구운 닭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구워져있다 보니 겉면은 아주 바삭했다. 그리고 한입 베어 물던 야들야들하고 촉촉한 치킨을 먹을 수 있었다. 와 역시 닭은 항상 옳다. 대파 구이와 먹는 닭은 아주 맛있지.

다음 와인은 레드와인. 센티에로 델라 겔레 에트나 로쏘. 전형적인 레드 와인의 맛이다. 산미나 바디감 역시 무난하게 먹을 수 있었다. 역시 고기 먹을 땐 레드와인이 맛있다.

다음은 한우 무쇠 플레이트. 뜨거운 플레이트에 나온 요리다. 한우로 만들어진 고기는 약간 떡갈비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옆에 계란과 야채 구이들도 맛있다. 한우라 그런지 고기 양이 조금 적은 게 아쉬웠다. 그래도 소고기는 언제나 옳지..!

잠시 음식을 쉬고 지하로 내려갔다. 이곳 와이너리는 매장이 크지 않지만 지하에 비밀 공간이 있다. 1팀 정도 먹을 수 있는 테이블 옆에 여러 가지의 와인들이 꽂혀있다. 사장님이 직접 이탈리아에 가서 시음해 보시고 괜찮은 와인을 수입해오신 곳이라 믿고 마실만한 와인들이 많았다. 와인을 먹지 않아도 사러 와도 충분히 좋을 공간이다. 다른 분들이 계셔서 구경하기 어려웠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조금 더 구경해 보고 싶었다.

다음은 흑돼지 포르게따. 흑돼지 구이와 야채, 빵이 곁들여진 요리. 역시나 고기가 많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조금 많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ㅋㅋ 그래도 고기는 진짜 맛있었다. 살코기와 비계가 적절하게 어우러진 요리라니 말 다 했지 뭐!!

다음은 그냥 사장님 서비스. 바게트 빵 위에 치즈를 올려서 구워주셨다고 했다. 저 치즈가 좀 일반적인 치즈랑 달랐다. 후추가 섞인 치즈였나 색다른 치즈 맛에 다들 놀래서 더 시킬 뻔했는데 파는 게 아니라 그냥 해주신 거라는 말을 듣고 감사히 먹었다.

다음은 역시 레드 와인. 근데 이건 조금 특별한 와인이다. 2015년에 생산된 와인으로 이름은 바르바레스코 라바야 (Barbaresco Rabaya). 사실 이전까지 마신 와인이랑은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었다. 정말 바디감이 풍부하고 조금 거짓말 보태서 혀에 감기는 맛이었다. 정말 진한 맛이 느껴져서 좋았다. 와 정말 앞으로 이 와인만 먹어야겠다 생각할 정도. 그래서 다들 오래된 와인을 먹으려고 하나보다.
오래된 와인이다 보니 아직 맛이 열리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라니 더 놀라울 따름. 사장님께서 와인을 디켄터로 담아주셨는데 그 이유가 이렇게 오랫동안 병에 담겨 있는 와인은 원래의 맛을 못 찾는다고 한다. 그래서 숨을 쉬게 해줘서 원래의 맛을 찾게 해줘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보통 이런 와인은 하루 전이나 먹기 전에 미리 병을 열어놔서 원래의 맛을 찾게 해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하셨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이 많지 않으니 디켄터를 이용해서 공기에 닫는 면을 넓게 하여 원래 맛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라고 했다. 이런 깊은 뜻이 있었다니 놀라웠다 ㅋㅋ

다음은 하몽. 말씀드리니 벽에 있던 하몽을 직접 썰어주시는데 분명 그냥 장식품인 줄 알았는데 저렇게 실시간으로 썰어주시는 것 보고 놀라웠다. 게다가 맛은 더 놀라웠다.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그동안 하몽은 그냥 짜다고만 느꼈는데 여기선 맛이 달랐다. 육포보다 훨씬 더 고급 진 맛이어서 좋았다.

진짜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어서 좋았다. 연말이나 와인을 마시고 싶은 날에 오면 정말 좋은 곳. 특히 버섯 피자나 라구 파스타는 또 와서 먹고 싶다. 기회가 되면 또 와서 먹어야지 ㅋㅋㅋ
을지로에서 기분 좋게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먹을 수 있는 곳. 을지로 와이너리에 꼭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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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gPhkqS4hk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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